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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 대한 이야기
깃털의 색, 구조색 Structural Colors 본문
깃털은 새의 생존과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구조입니다. 이 시리즈는 깃털의 종류, 구조, 깃털갈이, 관리, 색의 발현 원리부터 발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깃털을 살펴봅니다. 아래 목록을 따라가며 깃털의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흔히 물체의 색이 색소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멜라닌/카로티노이드 같은 색소가 많은 새들에게 갈색,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같은 색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앵무새의 선명한 초록색이나 벌새의 무지개빛 같은 색은 단지 색소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색들은 깃털 속에 숨어 있는 아주 정교한 구조가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처럼 색소 없이 물리적인 구조만으로 생기는 색을 우리는 ‘구조색’이라 부릅니다.
이 구조색을 이해하려면 먼저 빛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 눈이 어떻게 색을 인식하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빛과 색, 그리고 눈의 인식
빛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파동이며, 전자기 복사의 한 형태입니다. 전자기 복사는 매우 긴 전파부터 아주 짧은 감마선까지 다양한 파장을 포함하며, 이 전체를 전자기 스펙트럼이라 부릅니다. 태양은 이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에너지를 방출하지만, 이 중 인간의 눈이 감지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일부인 가시광선에 해당합니다. 우리는 이 가시광선의 파장을 세 종류의 색 수용 세포(원추세포)를 통해 인식하고, 이를 조합해 다양한 색조를 구별합니다.
반면, 새는 우리보다 훨씬 더 정교한 시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네 종류 이상의 원추세포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 수용체는 색 필터와 결합해 자외선 영역까지 감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이 하나로 인식하는 색조도 새는 훨씬 더 세밀하게 구분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에게는 단일한 빨강으로 보이는 색도 새는 그 안의 미묘한 밝기와 색조 차이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짝짓기, 경쟁, 위장 등에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새의 세계에는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또 다른 색의 차원이 존재합니다.
흰 깃털은 햇빛에 포함된 여러 색의 빛이 고르게 퍼져 반사되기 때문에 흰색으로 보입니다. 이와 달리 파란색, 녹색, 빨간색 같은 특정 색은 깃털 속에 있는 아주 작은 구조 덕분에 만들어집니다. 깃털 속에는 빛의 파장과 비슷한 크기의 아주 미세한 구조들이 층처럼 배열되어 있는데, 빛이 이 구조에 부딪히고 여러 층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특정 파장의 빛만 강하게 반사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색은 빛의 파동이 서로 겹쳐지며 더 밝아지고(보강 간섭), 다른 색은 서로 지워져서 사라지게 됩니다(상쇄 간섭). 결국 우리 눈에는 선택된 하나의 색만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색이 무엇이 될지는 깃털 속 구조의 크기와 간격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조가 작으면 파장이 짧은 파란색이나 자외선이 반사되고, 구조가 크면 더 긴 파장의 녹색이나 붉은색이 반사됩니다. 이처럼 깃털 속 구조는 수십 나노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조절되어야 하며, 아주 작은 차이만 있어도 반사되는 색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굴절과 구조색
깃털 속에는 케라틴, 공기, 멜라닌이라는 세 가지 물질이 아주 작고 정밀하게 배열된 나노 구조가 있습니다. 이 세 물질은 각각 빛을 휘게 만드는 정도(굴절률)가 다르기 때문에, 그 경계면에서 빛이 방향을 바꾸고 일부는 반사되기도 합니다. 이 구조는 마치 아주 얇은 유리판 여러 장이 겹쳐 있는 것처럼 작용하여, 빛이 안을 통과하면서 특정 파장의 빛만 강하게 반사되도록 만듭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 눈에는 파란색이나 무지갯빛처럼 특별한 색이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깃털의 모든 구조가 이렇게 규칙적인 것은 아닙니다. 나노 구조가 불규칙하거나 무작위로 배열된 경우, 빛은 한 방향으로 반사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흩어집니다. 이처럼 빛이 다양한 방향으로 퍼지는 현상을 산란(scattering)이라고 하며, 깃털에서는 구조의 배열 방식에 따라 비일관성 산란과 일관성 산란이라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비일관성 산란
과거에는 새의 파란 깃털이 ‘레이리 산란’이나 ‘틴달 효과’ 같은 물리적 산란 현상으로 설명되기도 했습니다. 이 이론들은 깃털 속의 작은 기포들이 긴 파장은 통과시키고 짧은 파장은 산란시켜 푸른색을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기포가 무작위로 배열된 구조에서 일어나는 비일관성 산란은 빛의 특정 파장을 선택적으로 강화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은 하늘이나 눈처럼 연한 파란색이나 흰색을 만드는 데는 적합하지만, 새 깃털의 선명한 파란색은 설명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비일관성 산란으로 만들어지는 유일한 색은 흰색뿐입니다.
일관성 산란
새의 깃털 안에는 케라틴, 멜라닌, 공기 같은 굴절률이 다른 물질들이 수십~수백 나노미터 두께의 층을 이루며 질서 정연하게 배열되어 있고, 이 구조가 특정한 파장의 빛만 서로 위상이 맞도록 산란시켜 간섭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어떤 파장은 강화되어 더욱 밝고 선명한 색으로 반사되고, 다른 파장은 상쇄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깃털은 특정한 색 하나만을 또렷하게 띠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색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벌새나 파랑새처럼 한 가지 색이 선명하게 보이는 구조적 파란색, 다른 하나는 공작처럼 관찰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지는 무지개빛 구조색입니다. 이 차이는 빛이 간섭을 일으키는 구조의 정렬 정도와 배열 방식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조적 파란색
많은 새들이 구조색으로 파란 깃털을 가지는 이유는, 깃털 속 나노 구조의 크기와 배열 간격이 짧은 파장의 빛, 즉 파란색과 자외선 영역에 가장 적합하게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깃털 내부에 있는 기포나 층 사이의 간격은 수십~수백 나노미터 수준으로, 이 간격은 빛의 파장 중에서도 특히 파란색(약 450nm 안팎)의 파장이 보강 간섭을 일으키기 좋은 구조입니다. 자연에서 관찰되는 많은 구조색은 이러한 짧은 파장에 맞춰져 있어, 구조색이 선명한 새들일수록 파란색 깃털을 가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지개 빛깔
공작의 꼬리나 벌새의 목처럼, 어떤 새들은 고개를 돌리거나 빛이 바뀌면 깃털 색이 파랑에서 초록, 심지어 검정으로까지 변합니다. 이렇게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현상을 우리는 무지개빛 구조색이라고 부릅니다. 이 효과는 깃털 속에 있는 얇고 정렬된 반사층, 다시 말해 멜라닌 알갱이(멜라노좀)와 케라틴이 나노미터 단위로 층층이 쌓인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이 구조는 마치 비눗방울이나 CD 표면처럼, 빛이 들어가면 반짝이며 여러 색으로 보이게 합니다.
햇빛처럼 여러 파장이 섞인 빛이 깃털에 닿으면, 그 빛은 구조 속의 여러 층을 지나며 반사되는데, 이때 빛이 각 층을 얼마나 지나고 나오는지, 즉 빛이 안에서 움직인 거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색은 빛의 경로가 딱 맞아 서로 겹치며 강화되고, 다른 색은 겹치지 않아 서로를 지워버립니다. 바로 이것이 간섭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우리가 보는 각도가 바뀌면, 빛이 깃털 구조 속을 지나가는 경로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어떤 각도에서는 파란색이 가장 잘 겹쳐지고, 다른 각도에서는 초록이나 빨간색이 겹쳐져 더 강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고개를 돌리거나 빛의 방향이 바뀌면 색깔이 계속 바뀌어 보이는 것입니다. 이처럼 무지갯빛 구조색은 정밀한 구조 + 간섭 + 각도의 변화가 함께 작용한 결과이며, 새는 이를 이용해 다른 개체에게 자신을 더 눈에 띄게 하거나, 특정한 방향에서만 반짝이게 만드는 시각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색의 생성 원리 | 공기 기포가 무작위로 분포된 해면질 구조에서 특정 파장 산란 | 멜라닌(멜라노좀)과 케라틴이 질서정연한 층으로 배열되어 빛 간섭 유도 |
구조 배열 | 나노 기포가 비결정적·무작위 배열 | 멜라노좀 층이 규칙적이고 정렬된 층상 또는 격자 구조 형성 |
빛 간섭 | 보강 간섭은 발생하나, 방향에 크게 영향받지 않음 | 보강 간섭 + 방향 의존성, 관찰 각도 따라 간섭 결과 달라짐 |
관찰 각도에 따른 색 변화 | 거의 없음 (항상 일정한 파란색) | 있음 (관찰 각도에 따라 초록, 파랑, 보라 등 변화) |
대표적 예시 | 동부 파랑새, 코팅가, 붉은다리 꿀벌 등 | 공작, 벌새, 태양새, 찌르레기 등 |
보는 느낌 | 부드럽고 연속된 단색 | 반짝이고, 금속광택 또는 무지개 빛처럼 보임 |
광학적 특성 | 빛을 여러 방향으로 산란시켜 광택이 적음 | 표면에서 반사되어 광택과 방향성 강함 |
용도 예시 | 위장, 신체 부위 전체에 고르게 발색 | 구애, 시각 신호 등 강한 시각적 표현 필요할 때 사용 |
구분 구조적 파란색(비무지개 구조색) 무지갯빛 구조색(무지개 구조색, iridescence)
색소는 구조색과 함께 작용해 최종 색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조색만으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색의 선명도나 뚜렷함을 높이기 위해, 구조 아래에 멜라닌처럼 어두운 색소가 배치되어 원하지 않는 파장을 흡수하고 반사되는 색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줍니다. 반대로 이러한 색소층이 없으면 반사가 약해지거나, 모든 빛이 골고루 반사되어 흰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 원리는 다양한 색의 잉꼬(Melopsittacus undulatus)에서 잘 드러납니다. 야생형 녹색 잉꼬는 파란 구조색 위에 노란색 색소층이 덧입혀져 초록색으로 보이며, 그 아래에는 멜라닌층이 있어 나머지 파장을 흡수합니다. 노란색 잉꼬는 구조색이 없이 색소만 남은 상태이고, 파란색 잉꼬는 색소층이 사라지고 구조색만 남은 경우입니다. 만약 구조색과 색소가 모두 사라지면 깃털은 모든 빛을 고르게 반사하게 되어 흰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아래 그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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