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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새와 사람/내가 만난 새 이야기 (8)
새에 대한 이야기
블로그 유입어를 보다 보면 ‘홀딱새’를 검색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그런 새는 없는 없지만 짐작되는 바는 있다. 아마 검은등뻐꾸기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 그 우는 소리를 점잖게 표현한 것이리라. 2024년 5월 20일, 전주 건지산에서 녹음한 그 소리를 들어보자.검은등뻐꾸기, 건지산,전주, 2024.5.20영락없다. “홀딱 벗고~”이 새가 그렇게 울어댄다. 이쯤 되면 ‘홀딱새’라는 이름이 없는 게 이상할 지경이다. 사람 귀란 게 참 그렇다.고상한 말보다 음담패설 한 줄이 더 오래 남는다.새 소리를 기억하는 데 이보다 강력한 기억 보조장치도 드물다. 조선 시대에도 그랬다. 새소리에 음담패설을 묻힌 것 말이다. 어쩌면 지금 보다 더 했다. 새 문화사전에서 인용한 글을 보자 새 문화사..
두견이는 복잡한 내력을 가진 새다. 여러 문학 작품에서 소쩍새를 두견이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많은 글들이 이 난제에 대해 써 놓았지만 읽어갈수록 더 헷갈리기만 한다. 두견이가 소쩍새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라는 근원 질문에 두리뭉실한 해석만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글 역시 도움이 안 될지 몰라도 오늘, 5월 18일 이 새를 만난 기록을 꼭 남기고 싶어 급히 적어간다. 두견이는 밤새 울며 피를 토하고, 그 피가 진달래 붉은 꽃을 피운다고 한다. 5월, 광주, 진달래, 두견이. 운명인가 싶다. 지금 우리는 -나를 비롯해 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두 새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안다. 생김새도 다르고, 울음소리도 다르며, 생태계에서의 역할도 다르다. 소쩍새는 부엉이과의 여름철새로, 밤 중에 "소..

말이나 글 중에도 죽은 것들이 있다는 것을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들은 죽은 말 중에 하나가 '괴다'였는데 순우리말로 '사랑한다' 뜻이지만 지금은 턱을 괴다는 정도로만 사용하지 사랑한다는 말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지요. '괴다'는 죽은 말이다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 '죽어가는' 말도 있지 않을까요? 큰유리새 이야기를 한다면서 말에 관한 이야기를 왜 하는지 궁금해 하시겠지만, 그 이유는 바로 '유리'가 죽어가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인지 의아해 하시겠죠. 유리는 우리 일상에서 늘 보고 접하고 사용하는 일상 용어인데 이상한 말 한다 여기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시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큰유리새를 한번이라도 직접 혹은 사진..

저어새 먹이 활동야외에서 저어새의 먹이 활동을 보노라면 '왜 저렇게 무모하지?' '저렇게 흙탕물을 휘젓고 다니면 먹이가 잡히나?' '먹이를 잡는 게 아니라 쫓아내는 것 아냐?' '저러다 한 마리도 못 잡겠어' '저러면 굶어 죽는 것 아냐' 하는 인상을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내키는 대로 무질서하게 걷는 걸음걸이에다 의미 없어 보이는 좌우로 휘젓는 부리를 보면 말입니다. 저러니 멸종위기에 빠지지 하는 탄식마저 나옵니다. 실제 이 말을 필드에서 가끔 듣기도 합니다. 정말 저어새 먹이 활동이 형편없는 수준인지 국내외 두 논문을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2017년 4월 6일부터 5월 26일까지 총 651분간 51개체의 섭식행동을 촬영하였다. 6월 이후의 조사에서는 저어새의 섭식행동이 관찰되었으나 벼가 많이 자라..

팔색조는 여름철새이지만 보기 어려운 새에 속합니다.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중국 남동부, 대만, 일본에서 번식하고 보르네오섬에서 월동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남부지역 섬이나 남부 내륙에서 번식하지만 최근 들어공주, 경기 광릉숲에서도 번식이 확인되었습니다. 참새목 팔색조과 팔색조속의 새이며 학명은 Pitta nympha입니다. Pitta는 인도어에서 나온 말로 영어 Pet과 같은 어원입니다. nympha는 그리스 신화에 자주 등장하는 요정들 nymph에서 나온 말이니 한마디로 요정처럼 아름다운 새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도 Fairy Pitta이며 Fairy는 요정이라는 말입니다. 이 새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동서양 구분이 없는데 중국에서도 이 새 이름은 仙八色鶇,선팔..

유몽인柳夢寅(1559~1623)이 임진왜란 때 중국 사람 황백룡을 만났다. 그가 유몽인에게 조선 사람은 몇 가지 경서를 공부하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삼경 또는 사경을 읽지요. 심지어는 제비나 개구리, 꾀꼬리도 경서 하나쯤은 읽을 줄 압니다.”“무슨 말씀이신지?”“제비는 『논어』를 읽을 줄 안답니다. 그래서 ‘지지위지지知之謂知之, 부지위부지不知謂不知, 시지야是知也’라고 말하지 않습니까?”‘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시지야’란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이 아는 것이니라”라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 구절을 소리대로 빨리 읽으면 마치 지지배배 하고 조잘대는 제비의 울음소리와 비슷하게 들리기에 한 말이다.새 문화사전, 정민 지음, 글항아리 제비는 날아..

긴꼬리 딱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흔하지 않은 여름철새로 일본과 제주도에서 번식을 하다 중국 동부, 타이완, 말레지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월동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 내륙에서도 번식하는 일이 자주 목격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삼광조三光鳥라 불리었는데 일본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몇몇 웹 사이트에는 '세 가지 빛'을 가지고 있어서 불린 이름이라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설명입니다. 이들의 울음소리가 일본에서는 ' tsuki-hi-hoshi, hoi-hoi-hoi'라고 들리는 모양인데, tsuki-hi-hoshi가 일본어로는 つき-ひ-ほし로 '달, 해, 별'입니다. 이 달, 해, 별 3 가지는 빛을 내는 물체들이기 때문에 삼광조三光鳥라 불렸던 것입니다. 실제 긴꼬리 딱새 노..

급히 변신술을 써서 재두루미로 둔갑한 이랑진군이 목을 길게 뽑아 집게 같은 부리로 물뱀을 내리찍었다. 그러자 물뱀은 펄쩍 뛰어오르더니 이번에는 또 얼룩 들기러기로 변해 가지고 시침을 뚝 떼고 수초 우거진 물가에 오도카니 서 있었다. 그 꼴을 보고 이랑진군은 역겨운 생각이 들었다. 고약한 원숭이 녀석! 어디 변신할 것이 없어 들기러기로 둔갑한단 말인가? 그놈의 새는 날짐승 가운데에서도 가장 천박하고 음탕한 놈이라, 난새, 봉황새와 교미할 뿐 아니라, 하다못해 새매나 까마귀 따위하고도 닥치는 대로 흘레붙는 천한 것이다. 이렇게 더러운 놈한테 내가 어떻게 손을 댈 수 있겠는가? 이래서 그는 멀찌감치 떨어져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와 부랴부랴 탄궁을 집어들기가 무섭게 있는 힘껏 시위를 당겨 “씽!” 하고 한 발 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