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직관에 반하는 두 가지 요소-원형의 표피관에서 어떻게 편평한 깃이 나오는가 하는 문제와 작은 깃가지-깃가지-깃축 순으로 성장하는 깃털에 대해 이야기를 짧게 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두 가지 문제를 미세 관점, 세포학 수준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지가 있는 깃털의 최종 완성까지 살펴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글일 테지만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에는 머릿속에서 깃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기초 이해
표피관Epidermal collar은 깃털의 가지 구조를 생성하는 곳입니다. 원통 모양의 표피관 내에서 세포들이 성장하고 융합하는데 이 세포들 기하학적 구조가 중앙 축 Rachis와 측면 깃가지 Barb로 된 전형적인 깃털 모양에 대응이 됩니다. 즉, 표피관 내 케라틴 세포의 위치에 따라 최종 깃털의 어떤 부분이 될지가 결정되므로, 우낭 속 세포 성장 위치와 성숙한 깃털이라는 완성된 구조물에서 가지는 위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전에 방향에 관한 정리를 먼저 해 놓겠습니다.
방향에 대한 정리
새 전체에 등, 배, 머리, 꼬리가 있는 것처럼 표피관에도 방향 또는 측면이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표피관 안쪽(빨대에 비유하면 안쪽 표면)에 있는 세포는 깃털의 배쪽 Ventral(또는 아래쪽) 표면이 되고, 관 바깥쪽(빨대의 바깥쪽 표면)에 있는 세포는 깃털의 등쪽 Dorsal(또는 위쪽) 표면이 됩니다. 표피관 단면 그림에서는 깃축 융기 Rachis가 있는 곳이 등쪽 Dorsal에 해당이 되고, 깃가지 융기 Barb ridge가 만들어지는 곳이 배쪽 Ventral이 됩니다.
위 그림에서 12시 방향에 있는 깃축 융기가 등 측, 5시 방향 깃가지 융기가 시작되는 부분이 배 측입니다. 깃가지 융기가 성장하면서 배 측에서 등 측으로, 5시 방향에서 12시 방향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림에서 깃가지 융기가 등 측으로 이동할수록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깃털의 또 다른 기본 축은, 몸통과 가까운 쪽과 먼 쪽을 기준으로 각각 근위/원위 Proximal/Distal로 표시합니다. 깃털이 자라면서 새로운 세포가 생성되고 손톱이 자라는 것처럼 몸에서 바깥쪽으로 오래된 세포를 밀어냅니다. 따라서 처음 성장한 세포는 깃털의 원위 Distal에 위치하게 되고 마지막 성장 세포는 깃촉Calamus의 근위 Proximal 기저부에 있게 됩니다. 깃축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깃가지, 작은 깃가지에서도 몸통에 가까운 것은 근위, 먼 곳은 원위가 됩니다. (아래 그림).
표피관 구조와 깃털 구조의 대응관계
표피관 구조와 깃털 구조의 대응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해 봤습니다. 표피관 깃축 융기(좌측 그림 B, 맨 윗선)는 깃축으로 대응되는 것은 한눈에 이해가 되지만 깃가지 융기 구조가 변형 융합되어 깃가지와 작은 깃가지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약간 더 필요합니다. (나머지 아래 3선)
표피관 내에서 깃가지 융기 구조를 비유로 설명하자면, 좌측 방향 화살표(<)가 시계 방향 6시에서 생겨나서 12시 방향 등측으로 향해 이동하면서 화살표의 크기가 점점 더 커진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 화살표의 위쪽선이 원위 작은 깃가지가 되고, 아래쪽 선이 근위부 작은 깃가지가 됩니다. 화살표 뾰족한 부분은 깃가지의 축 Ramus가 됩니다. (위 좌측 그림 C, D 참고)
자 이제, 가지가 있는 깃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간적으로 시간적으로 종합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3가지 방향으로 세포 분화, 이동, 융합이 동시에 일어납니다. 제일 처음 등장하는 하나의 깃가지 융기에서 시작합니다. 편의상 숫자를 적어가면서 설명합니다. 숫자는 시간 순서가 아니라 모든 과정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안쪽에서 바깥 방향: 표피관의 배측, 6시 방향에서 깃가지 융기가 생겨나서 2개의 Barb plate를 내는데 바깥쪽을 성장을 하면서 각각 근위/원위 작은 깃가지가 만들어집니다. 깃가지 융기 중심부에서는 작은 깃가지들이 융합하여 작은 깃가지 축 Ramus이 만들어집니다.
- 배 측에서 등 측 방향: 6시 방향에서 만들어진 깃가지 융기가 등 측 12시 방향으로 성장하면서 이동을 합니다. 등 측에 위치한 깃축 융기로 깃가지 융기의 축 Ramus가 융합하여 깃축을 만듭니다.
- 근위에서 원위로 깃끝 방향: 표피관 기저부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깃축은 깃가지 융기를 점점 더 융합하여 원위부, 깃끝쪽으로 성장합니다.
위에 언급한 과정이 깃털 성장이 끝날 때까지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깃껍질 속에 동그랗게 말려서 피부로부터 성장을 거듭하다 마지막에 깃껍질이 파괴되면 편평하면서 깃가지가 있는 깃털로 변하게 됩니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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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속적인 성장 고리로 인해, 성숙한 깃털의 특정 지점에 있는 모든 섬유—중심축(rachis), 깃가지(barbs), 또는 작은 깃가지(barbules) 등—는 동시에 발생하며, 따라서 성장 중의 한 순간을 나타냅니다.(아래 그림의 Isochronic growth plate).
만약 깃털 성장의 특정 시기에 짧은 영양 결핍이나 단기적인 스트레스는 솜털과 솜털 섬유의 단면적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성숙한 깃털에 단층 선 Fault Bar로 알려진 가시적인 선을 만들 수 있습니다.(아래 그림 화살표)
피부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둥근 반지 모양 조직에서 어떻게 깃축과 깃가지가 나오는 지를 시각화하는 일은 꽤나 어려운 작업입니다.
깃털이 식물처럼 밑부분에서 바깥쪽으로 자란다면 그 조직을 지탱하기 위해 많은 혈관과 영양분이 필요할 것입니다. 새의 엄청난 수의 깃털을 고려할 때 이것은 감당할 수 없는 위험한 도전일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모든 성장은 피부 표면 근처에 있는 하나의 증식 조직, 우낭 내의 표피관에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가지 모양이 발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원위에서 근위로(깃털의 끝에서 몸 쪽으로), 작은 구조에서 더 큰 구조로 작은 깃가지에서 깃가지로, 깃가지에서 깃축으로 융합하는 것입니다.
이런 발생 과정을 이해했다면, 공룡에서부터 진화를 거듭한 깃털의 진화를 보다 쉽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깃털의 진화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출처 1. Ornithology 4th, Gill and Prum, W.H.Freeman and Compamy.
출처 2. Handbook of Bird Biology 3rd. The Cornell Lab of Ornithology, Wiley.
출처 3. A Hierarchical Model of Plumage: Morphology, Development, and 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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