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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 대한 이야기
깃가지 있는 깃털의 발생 본문
깃털은 새의 생존과 진화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구조입니다. 이 시리즈는 깃털의 종류, 구조, 깃털갈이, 관리, 색의 발현 원리부터 발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깃털을 살펴봅니다. 아래 목록을 따라가며 깃털의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앞선 글에서 깃털 발생과 관련해 직관에 반하는 두 가지 요소를 다룬 바 있습니다. 하나는 원형의 표피관(Epidermal Collar)에서 어떻게 평평한 깃털이 형성되는가 하는 점, 다른 하나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반대로 작은 깃가지(Barbule) → 깃가지(Barb) → 깃축(Rachis)의 순서로 깃털이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 현상을 좀 더 미시적이고 세포 수준에서 접근해 보고, 실제 깃털이 완성되기까지의 구조적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글일 테지만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깃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기초 개념: 표피관이 깃털의 형태를 만든다
깃털의 가지 구조는 깃털이 자라나는 기관인 표피관(Epidermal Collar) 안에서 결정됩니다. 이 구조는 원통형이며, 안에서 성장하는 세포들의 공간적 위치와 이동 방향이 최종 깃털의 구조를 좌우합니다. 즉, 표피관 내부의 세포 위치가 깃털의 어떤 부분이 될지를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중심부의 세포는 나중에 깃축(Rachis)을 형성하게 되며, 측면에 위치한 세포는 깃가지(Barb)나 작은 깃가지(Barbule)가 됩니다. 표피관 내 케라틴 세포의 위치에 따라 최종 깃털의 어떤 부분이 될지가 결정되므로, 우낭 속 세포 성장 위치와 성숙한 깃털이라는 완성된 구조물에서 가지는 위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전에 방향에 관한 정리를 먼저 해 놓겠습니다.
방향에 대한 정리
깃털 발생을 이해하려면 방향 개념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깃털 발생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피관 단면을 기준으로 방향을 설정합니다:
- 등측(Dorsal): 깃축(Rachis)이 형성되는 방향이며, 단면상 12시 방향입니다.
- 배측(Ventral): 깃가지(Barb)가 생성되는 방향이며, 단면상 6시 방향입니다.

위 그림에서 12시 방향에 있는 깃축 융기Rachis ridge가 등 측, 5시 방향 깃가지 융기가 시작되는 부분이 배 측입니다. 깃가지 융기Barb ridge가 성장하면서 배 측에서 등 측으로, 5시 방향에서 12시 방향으로 이동을 합니다. 그림에서 깃가지 융기가 등 측으로 이동할수록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축은 원위(distal)와 근위(proximal) 방향입니다:
- 원위: 몸에서 멀어지는 방향, 깃끝 쪽
- 근위: 몸에서 가까운 방향, 깃촉(Calamus) 쪽
깃털은 밑에서부터 밀어 올리는 식으로 자라기 때문에, 가장 먼저 생긴 세포는 나중에 깃털의 끝(원위)에 위치하게 되고, 마지막에 생긴 세포는 깃털의 기저부(근위)에 남게 됩니다. 이 구조는 깃가지와 작은 깃가지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 그림).

표피관 구조와 깃털 구조의 대응관계

표피관 구조와 깃털 구조의 대응관계를 그림으로 표시해 봤습니다.
표피관 깃축 융기 Rachis ridge (좌측 그림 B, 맨 윗선)는 깃축으로 대응되는 것은 비교적 쉽게 이해가 됩니다.
표피관에서 깃가지 융기 구조 Barb ridge (아래의 나머지 3선) 분화를 살펴보면, 작은 깃가지(Barbule)는 표피관의 바깥쪽에서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 세포들은 안쪽으로 자라 들어가면서, 점차 표피관 중심을 향해 이동하게 됩니다. 이때 인접한 Barbule들이 서로 가까워지며 두 개의 Barb plate(깃가지판)를 형성하고, 이 plate들이 다시 중앙에서 융합되어 깃가지 중심축(Ramus)을 이루게 됩니다. 즉, 작은 깃가지가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하면서 중심축을 형성하는 이 과정은 깃털의 가지 구조가 만들어지는 핵심적인 단계입니다.
그림의 위쪽 붉은 선이 원위 작은 깃가지가 되고, 아래쪽 선이 근위부 작은 깃가지가 됩니다.맨 아래 붉은선과 이어진 부분은 깃가지의 축 Ramus가 됩니다. (위 좌측 그림 C, D 참고)
3가지 방향에서 일어나는 성장 통합
이제 깃가지가 있는 깃털이 실제로 어떻게 완성되는지를 3가지 방향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숫자를 붙이지만, 이들은 시간 순서가 아니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과정임을 명심하세요: 이전 글의 유튜브 영상을 다시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 바깥쪽 → 안쪽 방향(등측 → 중심 방향):
- 표피관의 바깥쪽에서 작은 깃가지(Barbule)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이들이 안쪽으로 자라 들어가면서 Barb plate(깃가지판)를 형성함
- 두 개의 Barb plate가 중심으로 이동하며 융합되어 깃가지 중심축Ramus을 형성함
- 배측 → 등측(아래 → 위):
- 형성된 깃가지 융기 Barb ridge 는 배측에서 시작되어 등측 12시 방향으로 이동함
- 이때 등측의 깃축 융기(Rachis Ridge와 융합하며 깃축이 형성됨
- 근위 → 원위(몸 → 깃끝):
- 깃축은 기저부에서 시작되어 점차 원위 방향으로 확장됨
- 융합과 분화가 진행되면서 끝쪽까지 가지 구조가 완성됨
이러한 세 방향의 성장과 융합은 원통형 구조 안에서 동시에 일어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납작한 깃털 구조로 펼쳐지게 됩니다.
앞선 글에서도 설명했듯이, 이 모든 구조는 처음엔 둥글게 말린 채로 자라납니다. 하지만 깃털이 피부 밖으로 나오면서 외부의 케라틴 껍질이 벗겨지고, 내부 구조는 펴지며 납작한 형태의 깃털이 됩니다. 이때 내부에 존재하던 중심축, 깃가지, 작은 깃가지는 정확한 위치를 유지하면서 펼쳐지게 됩니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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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단면으로 보면, 깃털의 임의의 한 지점에 존재하는 모든 섬유 구조물(깃축, 깃가지, 작은 깃가지)은 동시에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나무가 위로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일정 높이에서 가지, 잎, 줄기 모두가 동시에 형성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아래 그림의 Isochronic growth plate).

깃털은 일정한 리듬으로 성장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영양 결핍이 생기면 깃털의 단면적이 급격히 줄어들어 Fault Bar 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성숙한 깃털에서 흔히 보이는 얇은 선이나 깃 사이 틈으로 관찰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 화살표)

생물학적 효율성 측면에서 본 성장 원리
깃털이 식물처럼 밑부분에서부터 자라는 구조였다면, 각 깃가지나 작은 깃가지로 따로 영양을 공급해야 하며, 이는 새가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 비용이 들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성장을 표피관이라는 하나의 집중된 구조에서 수행함으로써, 새는 수천~수만 개의 깃털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깃가지 구조가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융합된다는 점은, 깃털이 진화해 나가는 데 매우 유리한 점이기도 합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공룡에서 새로 이어지는 깃털 진화의 흐름도 한결 명확해질 것입니다.
피부에서 끊임없이 성장하는 둥근 반지 모양 조직에서 어떻게 깃축과 깃가지가 나오는 지를 시각화하는 일은 꽤나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이 발생 과정을 이해했다면, 공룡에서부터 진화를 거듭한 깃털의 진화를 보다 쉽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깃털의 진화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출처 1. Ornithology 4th, Gill and Prum, W.H.Freeman and Compamy.
출처 2. Handbook of Bird Biology 3rd. The Cornell Lab of Ornithology, Wiley.
출처 3. A Hierarchical Model of Plumage: Morphology, Development, and 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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