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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동네 - 새에 관한 이야기
2003년 12월, 라이트 형제의 첫 비행 100주년을 맞아 뉴욕 타임스는 "비행기를 공중에 띄우는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기자는 국립 항공우주박물관의 공기역학 큐레이터이자 여러 교과서의 저자인 존 D. 앤더슨 주니어에게 이 질문을 던졌습니다.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간단한 한 줄짜리 답은 없습니다." 그로부터 15년이 넘도록 양력이 어떻게 생기는지에 대한 설명은 여전히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고, 각 설명마다 열렬한 지지자가 있습니다. 새는 아무 생각도, 물리학에 대한 이해도 없이 진화만으로 수억 년 전에 이미 이 문제를 풀어냈는데, 정작 그 원리를 말로 설명하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요.혼란의 원인 중 하나는 양력에 대한 설명이 서로 다른 두 층위에서 이루..
원문: Babinsky, H. (2003). How do wings work? Physics Education, 38(6), 497–503.DOI: 10.1088/0031-9120/38/6/001앞서 새 날개와 비행기 날개의 양력을 다루면서, 압력이 왜 그렇게 분포하는지를 베르누이 방정식과 뉴턴의 제3법칙 두 갈래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설명, 특히 베르누이 쪽 설명은 사실 꽤 오랫동안 잘못된 형태로 퍼져 있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 항공공학과의 Holger Babinsky가 2003년에 쓴 이 논문은, 교과서와 교범에 흔히 실리는 그 설명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를 조목조목 짚고, 대안을 제시한 글입니다. 물리교육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로 꼽힙니다.흔히 배우는 설명은 이렇다날개 단면..
원문: Packmor, F., Kishkinev, D., Zechmeister, T., Mouritsen, H., & Holland, R. A. (2024). Migratory birds can extract positional information from magnetic inclination and magnetic declination alone.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91, rspb20241363.DOI: 10.1098/rspb.2024.1363새가 사용하는 항법 메카니즘 중에 자기장의 복각과 편각,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새가 위도와 경도를 다 알아낸다는 논문입니다. 이 논문이 검증한 질문은 그보다 훨씬 좁고 구체적입니다. "새의 위치 감각(지도)에 자기..
앞서 쓴 두 개의 글에서 강조하고픈 것은 새는 방향과 위치를 안다는 것과 그것을 매일 자신의 삶 속에서 체화한다는 것입니다. 먹이터를 갈 때도, 물을 찾아 갈 때도, 보금자리를 찾아갈 때도 새는 가야할 곳을 알고 돌아와야 할 곳을 압니다. 비록 서식지라는 좁은 범위이긴 하지만 이것이 몸에 배기고 뼈에 새겨진 학습인 동시에 매일 보정한다면 조금 더 멀리 혹은 아주 멀리 낯선 곳에 떨어뜨려 놓는다 하더라도 집을 찾아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매일 매일 해 왔던 일상에서 어려움이 조금 추가된 것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글에서 언급된 새가 위치와 방향을 찾는 메커니즘을 떠 올려 봅니다. 자기장, 태양, 별자리, 생체시계, 익숙한 지형지물은 언급이 되었지만 편광이나 냄새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전 글에서 두 곳 사이 방향과 거리를 알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찾아갈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새는 타고난 자기장 감각으로 우선 서식지 근처를 돌아 다니며 방향과 위치에 대한 학습과 보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한가지 약간 억지스런 부분도 있기는 한데 그것은 새의 생체시계를 경도 측정에 사용하는 정밀 시계로 비유한 것입니다. 정밀도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은 분명합니다. 새가 성장하면서 낮에는 태양 움직임으로 방향을 가늠합니다. 특히 생체 시계는 태양 운동과 연동되어 늘 동기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일출과 일몰 때 지평선의 편광 단서를 이용해서 나침반을 보정한다는 것도 알려져 있습니다. 밤에는 별의 움직임을 학습하여 위방향과 위치를 찾는 데 이용합니다. 이런 여러..
텍스트북을 번역하여 올린 글들은 그 글 나름으로 의미가 있지만 옮긴 사람이나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글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새는 어떻게 집을 찾아가는가 하는 근원적 의문에 지난 글은 단순한 실험 결과와 예만 들어 놓았을 뿐 실제적인 대답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전면적으로 다시 쓰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전문가의 글이 아니라 순전히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 글을 적어갈 것입니다. 따라서 당연히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적을 수도 있습니다. 가급적 줄이려 노력하겠지만 저는 아마추어입니다. 글 그대로 믿지 마시고 의심을 하고 더 나은 사람이나 자료를 찾아서 교정해 나가시기를 미리 말씀드립니다.항법의 의미어떤 곳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찾아갈 곳의 위치와 지금 현재 ..
지난 글에서는 냄새와 초저주파음이라는, 자기장·태양·별에 더해지는 또 다른 방위 안내자들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모든 감각을 실제로 시험하는 무대, 새를 원래 위치에서 멀리 옮겨 풀어주는 이동 실험을 살펴봅니다.방위 감지는 방향을 아는 것이고, 항법은 지구상에서 자신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것입니다. 새를 원래 위치에서 멀리 옮긴 뒤 추적하는 이동 실험들은, 새가 적어도 여정의 일부 구간에서는 진정한 항법 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조류학자들은 수십 년 동안 번식지나 월동지에서 붙잡은 새를 멀리 옮겨 풀어주는 실험을 해왔고, 멧새류부터 슴새, 황새, 찌르레기까지 다양한 새들이 놀랍도록 짧은 시간에, 때로는 거의 직선 경로로 원래 장소에 돌아왔습니다.[심화] 보스턴에서 웨일스까지..
앞선 두 글에서 태양과 별이라는 두 나침반을, 그 앞에서는 자기장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새의 방향 감각 도구 상자에는 냄새와 초저주파음이라는 또 다른 도구도 있습니다.냄새로 찾아가는 굴, 소리로 듣는 먼 산맥새가 후각을 어느 정도 길찾기에 사용한다는 점은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바다제비류 바닷새는 자신이 속한 번식 군집의 냄새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서식지로, 심지어 자기 둥지 굴까지 정확히 되돌아갑니다. 후각이 예민한 다른 새들, 이를테면 일부 독수리류도 길찾기에 쓸 만한 후각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심화] 대기 중의 냄새 지도냄새로 길을 찾는다는 생각은 한때 터무니없어 보였지만, 지금은 적어도 귀소비둘기가 대기 중의 미량 기체로부터 위치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Wal..
지난 글에서는 새가 지구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자기 감각은 새가 가진 여러 나침반 중 하나일 뿐입니다. 태양 역시 훌륭한 방향 지표가 되며, 이를 제대로 쓰려면 새에게도 정확한 시계가 필요합니다.정오라고 착각하게 만들면태양은 시시각각 위치가 바뀌는 방향 지표입니다. 정오에는 머리 바로 위에, 아침에는 동쪽에, 오후에는 서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새가 태양 위치를 방향 지표로 제대로 활용하려면 인간과 마찬가지로 지금이 하루 중 몇 시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독일의 구스타프 크라머가 수행한 초기 실험 중 일부는 태양의 겉보기 위치를 바꾸기 위해 큰 거울을 사용했지만, 이후 대부분의 연구는 새의 생체 시계 자체를 바꾸는 방식을 택했습니다.귀소비둘기를 광주기가 6시간 앞당겨진 방에 며칠간 ..
지난 글에서는 태양이 시간과 짝을 이루어 새의 나침반이 되는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많은 철새는 해가 진 뒤에 이동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밤에 이동하는 새들이 태양을 대신해 쓰는 나침반, 별을 이용한 방향 잡기를 살펴봅니다.[심화] 플라네타륨 속의 휘파람새 — 별 나침반의 첫 증명명금류가 밤하늘의 별로 방향을 잡는다는 것을 처음 실험으로 증명한 사람은 프란츠와 엘레아노어 사우어 부부입니다. 이들은 손으로 기른 Garden Warbler를 원형 케이지에 넣고 플라네타륨의 인공 밤하늘 아래에 두었습니다(Sauer 1958). 이동 준비가 된 휘파람새들은 플라네타륨이 '봄' 하늘을 보여줄 때는 북쪽으로, '가을' 하늘을 보여줄 때는 남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별을 모두 껐을 때는 방향 감각을 완전히 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