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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동네 - 새에 관한 이야기
원문: Piersma, T., van Aelst, R., Kurk, K., Berkhoudt, H., & Maas, L. R. M. (1998). A new pressure sensory mechanism for prey detection in birds: the use of principles of seabed dynamic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65(1404), 1377–1383.DOI: 10.1098/rspb.1998.0445앞서 부리와 혀 글과 균형감각과 촉각 글에서 짧게 언급했던 붉은가슴도요(Red Knot)의 원격 촉각 이야기를, 이번에는 원문 논문을 따라가며 실험 설계와 수치까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붉은가슴도요는 왜 특별한가 — 움직이지 않는..
앞선 글에서는 새의 눈이 빛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눈 속에서, 빛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정보인 지구 자기장을 함께 읽어내는 감각이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매년 수천에서 수만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철새들이 구름 낀 밤하늘 아래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자기수용 감각입니다. 이 글에서는 새가 지구 자기장을 어떻게 감지하는지, 그리고 그 답을 찾아온 과학자들의 시행착오를 함께 따라가 보려 합니다.지구 자기장이라는 지도중력과 기압이 새에게 수직 공간에 대한 정보를 주듯, 지구의 자기장은 수평 공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자기장의 세기와, 자기장이 지표면에 대해 기울어진 각도인 복각(dip angle)은 위도에 따라 규칙적으로 달라..
지금까지 다룬 조류 질환들은 대부분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원생동물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깃털 자체를 집이자 밥상으로 삼는 벌레들, 그리고 그 벌레들이 새에게 남기는 크고 작은 피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깃털이라는 작은 생태계깃털 한 장 한 장에는 저작성 이(Chewing lice), 깃털에 붙어사는 진드기(Feather mites), 흡혈성 파리(Louse flies)까지 다양한 외부기생충 무리가 깃들어 삽니다. 이 관계는 새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습니다. 4천4백만 년 전 화석으로 남은 새 이의 내장에서 깃털 조각이 발견될 정도이니, 새가 하늘을 날기 시작한 무렵부터 이미 이런 세입자를 두고 있었던 셈입니다.저작성 이(말로파가)는 깃털 조각뿐 아니라 피와 조직액도 먹..
새로 시작한 5편 시리즈의 마지막 글입니다. 앞서 다룬 네 가지 질환은 모두 세균이나 곰팡이가 원인이었지만, 이번에 다룰 조류 트리코모나스증은 단세포 원생동물 기생충이 일으키는 병입니다. 비둘기와 멧비둘기 사이에서는 "canker"(캔커), 맹금류 사이에서는 "frounce"(프라운스)라는 별명으로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새끼에게 물려주는 첫 끼니, 그리고 병비둘기와 멧비둘기 종류는 어미가 모이주머니에서 만들어내는 "비둘기 젖"을 게워내 새끼를 먹입니다. 새끼는 부화한 지 몇 분 안에 이 첫 끼니를 받아먹는데, 만약 어미가 독성이 강한 기생충 균주를 지니고 있다면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감염되는 셈입니다. 감염 결과는 무증상이나 가벼운 병에 그치는 경우부터, 감염 후 4일에서 18일 만에 죽는 급속한 ..
새로 시작한 5편 시리즈의 네 번째 글입니다. 앞서 다룬 마이코플라스마 결막염 편에서도 새 모이통이 병을 퍼뜨리는 장소로 등장했는데, 이번에 다룰 살모넬라증도 같은 무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병원체도, 새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방식도 전혀 다릅니다.1980년대를 기점으로 달라진 풍경살모넬라증은 가금류 질환으로 1899년부터 연구되어 온 오래된 병이지만, 야생 조류에서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1980년대 이전까지 야생 조류의 살모넬라 감염은 개체 하나둘 또는 아주 적은 수가 죽는 산발적인 사건에 그쳤고, 대부분은 다른 병을 앓던 새에게서 우연히 함께 발견되는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여러 연구자들은 살모넬라증이 자유롭게 사는 야생 조류에게는 그리 중요한 병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지금은 사..
새로 시작한 5편 시리즈의 세 번째 글입니다. 앞서 다룬 조류 콜레라와 보툴리즘은 모두 세균이 원인이었다면, 이번에 다룰 아스퍼길루스증은 곰팡이가 일으키는 병입니다. 그리고 앞의 두 질환과 달리 이 병은 새에서 새로 옮지 않습니다. 감염원은 오직 흙과 썩은 곡물, 습한 부엽토 어디에나 있는 곰팡이 포자입니다.1813년, 스카프 한 마리에서 시작된 기록아스퍼길루스증은 야생 조류에서 가장 먼저 기록된 질환 가운데 하나로, 1813년 스카프(scaup) 한 마리, 1815년 Eurasian Jay 한 마리에서 각각 처음 보고되었습니다. 원인은 Aspergillus 속에 속하는 곰팡이인데, 그중에서도 Aspergillus fumigatus가 야생 조류 감염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이 곰팡이는 죽거나 썩어가는 유..
https://generalred-kr.github.io/seagull-kr/ 피드백 환영합니다. 지문 중에 수정/추가할 것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틀린 게 많아 답답하시거든 파일 다운 받아서 인공지능(Claude추천)에게 수정해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https://github.com/generalred-kr/seagull-kr이 주소로 받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Fork: GitHub 계정이 있으면 저장소 화면 오른쪽 위의 Fork를 눌러 자기 계정으로 복사할 수 있습니다. 복사본을 고친 뒤 자기 Pages로 게시합니다. 원본에는 영향이 없습니다.내려받기: 계정 없이도 초록색 버튼인 Code → Download ZIP으로 파일을 받아 고칠 수 있습니다.
약 400년 전, 이탈리아의 박물학자 울리시스 알드로반디는 이상한 것을 관찰했습니다. 오리와 닭은 목이 잘린 뒤에도 잠시 소리를 냈습니다. 소리의 근원이 목구멍이 아니라 몸통 안쪽 어딘가에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이 관찰이 새의 발성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소리가 정확히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 원리를 다룹니다.소리는 목이 아니라 가슴에서 난다개구리든 고양이든 사람이든, 대부분의 척추동물은 목구멍 안쪽에 있는 후두(喉頭)로 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새는 다릅니다. 새의 목구멍에도 후두가 있지만, 이 후두는 소리를 내는 데 쓰이지 않습니다. 그저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를 열고 닫아, 먹이나 물이 기도로 잘못 들어..
1~4부에서는 한 마리의 명금류가 노래를 배우는 과정을 다뤘습니다. 언제 배우는지,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종마다 학습 방식이 왜 다른지, 그리고 이 학습 능력 자체가 조류 전체에서 얼마나 예외적인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 마지막 글은 관점을 개체에서 개체군으로 옮깁니다. 수많은 개체가 저마다 노래를 배우고, 그 노래를 다시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과정이 쌓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 답이 방언과 문화 진화입니다.학습은 새가 사투리를 만들게 한다노래가 유전자에 고정된 새는 넓은 지역에 걸쳐 노래가 거의 균일합니다. 반면 노래를 배우는 새는 훨씬 큰 지리적 변이를 보입니다. 이런 지역적 변이를 방언, 사투리라고 부릅니다. 오하이오의 Carolina Wren은 플로리다의 개체보다 더 빠르게 노래하고, Bew..
1~3부에서는 명금류가 노래를 배운다는 것, 그 학습이 어떤 단계를 거치는지, 그리고 종마다 학습 방식이 얼마나 다른지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배운다"는 것 자체가 새에게 당연한 일은 아닙니다. 명금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부터 앵무새, 벌새, 비둘기, 닭까지 두루 살펴보면, 노래 학습이 조류 전체에서 얼마나 예외적인 현상인지가 드러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명금류를 잠시 벗어나 다른 새들을 살펴보면서, 거꾸로 명금류의 학습이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를 확인해 보겠습니다.가장 가까운 친척인데도 배우지 않는다 — 아명금류아명금류(suboscine): 명금류와 함께 참새목(Passeriformes)을 이루는 자매 그룹. 노래 학습이 드물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대륙에만 개미새류·나무발바리류·딱새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