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사람

긴꼬리 딱새

birdlife 2024. 7. 12. 08:18

 

긴꼬리딱새 암컷, 2023. 전북

 
긴꼬리 딱새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된 흔하지 않은 여름철새로 일본과 제주도에서 번식을 하다 중국 동부, 타이완, 말레지아,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월동합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 내륙에서도 번식하는 일이 자주 목격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삼광조三光鳥라 불리었는데 일본어를 그대로 가져온 것입니다. 몇몇 웹 사이트에는 '세 가지 빛'을 가지고 있어서 불린 이름이라 하지만 그건 잘못된 설명입니다. 이들의 울음소리가 일본에서는 ' tsuki-hi-hoshi, hoi-hoi-hoi'라고 들리는 모양인데, tsuki-hi-hoshi가 일본어로는 つき-ひ-ほし로 '달, 해, 별'입니다. 이 달, 해, 별 3 가지는 빛을 내는 물체들이기 때문에 삼광조三光鳥라 불렸던 것입니다.  
실제 긴꼬리 딱새 노래를 들어보면   몇 번을 반복해도 일본인들이 듣는 소리로는 들리지 않지만, '달해별'로 듣고 그것으로 소리를 기억하는 일본인이 부럽기는 합니다.  새 소리를 우리말 의성어로 나타내기는 쉽다고 하는데 실제 우리나라에는 까치, 까마귀의 '까악 까악' 말고 뭐가 더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새의 '짹짹짹"?  ‘뻐꾹뻐꾹’ ’홀딱벗고‘?
새 노래를 말로 표현하면 외우기가 훨씬 용이하며 눈으로 보는 것보다 빠르게 동정이 가능합니다. 

긴꼬리 딱새 노래, 2023.6. 전북

 
긴꼬리 딱새는 참새목 긴꼬리 딱새과 긴꼬리 딱새속에 속하는 새입니다. 일반적으로 참새목의 새들을 명금류, Songbird와 비명금류로 나뉘는데 긴꼬리 딱새는 명금류에 해당합니다.  참새목은 전체 새 종의 60%인 약 6,000종이 있고 이중 명금류가 5,000종 비명금류가 1,000 종 있습니다. 이들을 나누는 기준은 명관 Syrinx을 이루는 근육이 복잡함 유무이며, 근육이 복잡한 명금류의 경우에라도 모두 멋지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까마귀나 참새도 명금류이지만 그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내지는 못합니다. 비명금류는 유전에 의해 노래를 습득하기 때문에 고립된 환경에서 자라더라도 정상적인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금류는 학습과 모방에 의해 노래를 배우기 때문에 적절한 환경, 이웃 어른새, 멘토가 없이는 정상적인 노래를 배울 수 없습니다.

이미지 출처: https://meetingarchive.ami.org/2018/project/syrinx-musculature-compared-in-oscine-vs-suboscine-passerines/


명금류가 노래를 배우는 4단계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결정적 학습기가 있어 자기 종의 노래를 수집하는 단계입니다. 1년 미만이거나 아주 짧은 기간이 해당되기도 하며, 이후 긴 기간 동안(최장  8개월) 긴 침묵기를 갖습니다. 노래를 연습없이 저장하는 기간입니다. 다음으로 서브송 단계로 이어지는데 외운 노래를 연습하는 기간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옹알이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노래를 결정화 합니다. 여러 음절을 취사 선택하고 올바른 패턴과 타이밍으로 노래를 완성시키는 단계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서브송 단계와 결정화 단계에서 있는 새들의 수면 뇌파를 검사해 보면, REM 단계에서 낮에 노래를 연습할 때 보였던 패턴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새들도 꿈을 꾸는데 그 꿈이 노래를 연습하는 꿈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꿈에서도 나올 만큼 노래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새들의 노래는 사실 영역확보및 방어, 번식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들 생태에 있어서 아주 중요하니 꿈에서도 노래를 연습할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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