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글에서 이어집니다.
공룡에서 시작하여
페름기 대멸종을 딛고 2억 3천만 년 전 원시 공룡에서 '길고 꼿꼿한 뒷다리' "4개의 발가락'이 달린 발이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이족으로 보행하고 달리기가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 원시 공룡에서도 필라멘트 모양의 깃털이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학계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이들 공룡 중 일부인 수각류가 양쪽 쇄골을 융합하여 '차골 Wishbone'과 기낭 Air Sac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발달시켰습니다.
똑바로 서서 발가락으로 걷는 차골이 있는 수각류인 코엘류로사우르스 중 일부는 몸집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합니다. 형제그룹으로는 헉슬리가 시조새와 연관성을 주장했던 Compsognathus 그룹이 있고 또 다른 형제그룹인 티라노사우르스 그룹입니다. 이들은 몸집을 키우는 쪽으로 진화를 했습니다.
코엘류로사우르스에 더욱 분화한 마니랍토르는 어떤 이유에서 인지 '우아하고 긴 목'을 발달시켰고 퇴화를 거듭한 손가락은 3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마니랍토르 중 일부가 덩치가 더 작아지고 '팔을 몸 쪽으로 접게끔 변화'하였는데 아마도 '깃펜모양의 깃털'을 보호하기 위함으로 생각합니다. 이들이 파라베스 Paraves입니다. 이 시기가 1억 7천만 년 전으로 추정이 됩니다.
Paraves
조류 공룡이냐 비조류 공룡이냐는 바로 이 파라베스 Paraves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됩니다. 파라베스에는 깃털이 달린 두 형제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그 깃털로 날기 시작했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땅에만 머물렀습니다. 땅에만 머문 벨로키랍토르가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아 있다면 깃털은 있는데 날지 못하는 꼬리도 있는 '이상하게 생긴 새'로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Par는 가깝다는 의미이고 Ave는 새라는 뜻입니다.
새는 수각류 중에서도 파라베스Paraves라는 선두 그룹에 둥지를 틀고 있다. 파라베스는 육식동물로서, 많은 사람이 아직도 공룡(특히 수각류)에 대해 품고 있는 고정관념을 깬다. 그들은 T. 렉스처럼 ‘육중한 몸집으로 느릿느릿 움직이는 괴물’이 아니라 ‘작고 연약하고 영리한 종’이었다. 그중 대부분은 사람만 하거나 그보다 좀 작았다. 요컨대 그들은 제 갈 길을 걸어간 수각류의 하위분류군으로, 활동적인 생활 방식에 요구되는 ‘큰 뇌와 날카로운 감각, 다부지고 가벼운 골격’을 얻기 위해 조상들의 체력과 허리둘레를 포기했다. 파라베스에는 오스트럼의 데이노니쿠스, 나의 첸유안롱, 오즈번의 벨로키랍토르와 더불어 드로마이오사우루스과의 다른 랩터들과 트로오돈과의 공룡들이 속해 있다. 이들은 새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모두 깃털을 갖고 있었다. 그중 상당수는 날개를 갖고 있었으며, 여러 면에서 현생 조류와 외형 및 행동이 비슷했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스티브 부르사테, 양병철 옮김, (주)웅진싱크빅, 8장 공룡의 비상)
Avialae
파라베스 중 일부는 '날기'를 시도했는데 현대 새의 비행보다는 원시적이었지만 글라이딩을 하고 어느 정도는 펄럭이기도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더불어 '첫번째 발가락이 뒤쪽으로 완전히 이동'하였고, 이빨에는 돌기들이 없어졌으며 꼬리뼈가 25개 이하로 줄어들었습니다. 이들을 Avialae라 하며 시조새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제 시조새를 나름대로 정의해 보자면 날기 시작한 최초의 깃털 공룡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조새는 현대 새의 직접 조상은 아닙니다. 비유를 들어보면 이해가 빠를 수 있을 것 같은데, 배달민족 공통 조상으로 여기는 '단군'을 현대 새의 공통조상으로 본다면 시조새는 단군의 형제인 격입니다. 새의 공통조상과 시조새는 눈앞에 두고 본다면 구별이 불가능했을 겁니다. 마치 단군과 그 형제(있었다는 가정하에)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현대 고생물학계에서 내리는 새의 정의는 시조새와 현대 새의 공통 조상을 포함하는 그룹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Avialae이며, Bird wing 새의 날개, 날기 시작한 새라는 의미입니다.
한번 '날기' 시작한 Aviale는 급속하게 비행에 맞도록 진화의 속도를 증가시켰습니다.
대부분의 수각류는 매우 느린 배경 속도background rate로 진화하고 있었지만, 일단 ‘비행하는 새’가 나타나자 진화에 가속이 붙었다. 최초의 새들은 공룡 조상과 친척들보다 훨씬 빠르게 진화했고, 수천만 년 동안 가속을 유지했다. 한편, 다른 연구에서는 계통수상의 동일한 지점에서 체격이 갑자기 작아지고 사지의 진화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초의 새들이 더 잘 날기 위해 몸이 작아지고 팔이 길어지고 날개가 커졌음을 의미한다. 진화가 공룡으로부터 ‘비행하는 새’를 만들어내는 데는 수천만 년이 걸렸지만, 그 직후 상황이 매우 빨리 진행됨에 따라 새들이 하늘 높이 날아오른 것이다.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스티브 부르사테, 양병철 옮김, (주)웅진싱크빅, 8장 공룡의 비상)
시조새 이후 급속한 변화를 순서대로 이야기하면
여러 개의 족근골과 중족골이 융합되어 하나 부척골Tarsometatarsus이 되었고
이어 꼬리뼈는 더 줄어들고 기저부에서 융합되기 시작했으며 손의 수근골과 중수골이 합쳐져 수근중수골Carpometacarpus가 되었고, 치골 돌기 Pubic boot가 없어졌습니다
이어서 비행근육이 튼튼히 붙을 수 있도록 용골 가슴뼈 Keel Sternum가 생겨났으며, 버팀대 모양 오훼골 Coracoid 와 작은 날개깃 Alula가 생겨났고
갈비 뼈을 단단히 엮어줄 돌기가 생겨났으며
마침내 이빨이 사라졌습니다.
이 때가 중생대 말이며 비로소 현대적 새의 직접 조상으로 진화를 한 것입니다.
( 아래 그림 Ave).
중생대 백악기의 하늘과 바다에는 비행하고 유영하던 새와 그의 사촌들이 수 없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 보는 광경과 별 다름이 없었을 지 모릅니다. 그러든 어느날인 6천 6백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 칙슬룹에 떨어진 소행성으로 인해 새는 모든 혈육을 잃고 고아처럼 혼자 살아남았습니다. 악착같이 살아남은 그 고아는 지금 1만여 종으로 다시 불어났고, 종의 수로도 개체 수로도 새는 포유류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에 우리는 현세를 여전히 '공룡 시대'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출처1.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 스티브 부르사테, 양병철 옮김, (주)웅진싱크빅, 8장 공룡의 비상
출처 2. Ornithology 4th, Frank Gill and Richard P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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