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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노래

소리의 물리학 기초

AboutBirds 2026. 9. 19. 14:44

소리란 무엇인가 — 압축과 팽창의 파동

북을 두드리는 상황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드럼 막을 치면 막이 진동합니다. 막이 바깥쪽으로 움직이면 주변 공기 분자들이 압축되고, 안쪽으로 움직이면 공기 분자들이 그 빈 공간을 채우려고 흩어지며 희박해집니다. 이렇게 압축된 구간과 희박해진 구간이 번갈아 만들어지면서, 이 압력 변화의 패턴이 공기를 통해 점점 멀리 퍼져 나갑니다. 이것이 바로 음파입니다. 이 파동이 귀의 고막에 닿으면 고막이 함께 진동하고, 그 진동이 전기 신호로 바뀌어 뇌로 전달되어 소리로 인식됩니다.

깃발이 펄럭이거나 나뭇잎이 흔들릴 때, 기타 줄이 울리거나 사람의 성대와 새의 시링크스가 떨릴 때 모두 이와 똑같은 원리로 소리가 만들어집니다. 결국 소리란 어떤 물체의 진동이 공기라는 매질을 타고 전달된 결과입니다.

진동수와 음높이 — 헤르츠

같은 소리라도 어떤 것은 높게, 어떤 것은 낮게 들립니다. 이 음높이 차이는 소리를 만든 물체가 얼마나 빨리 진동했는지에서 비롯됩니다. 피아노에서 가장 낮은 도 음을 내는 굵은 줄은 1초에 32.7번 진동하지만, 가장 높은 도 음을 내는 얇은 줄은 1초에 4,000번 넘게 진동합니다. 이렇게 1초 동안 진동이 반복되는 횟수를 주파수(진동수)라 하며, 헤르츠(Hz)라는 단위로 나타냅니다. 진동이 빠를수록, 즉 주파수가 높을수록 우리 귀에는 더 높은 음으로 들립니다.

소리를 이루는 또 다른 요소는 진폭입니다. 진폭은 소리의 크기, 즉 음량을 나타내며 데시벨(dB)이나 파스칼(Pa) 단위로 측정합니다. 새소리의 다양함은 결국 이 주파수(음높이)와 진폭(음량)이 시간에 따라 얼마나 복잡하게 바뀌는지에서 비롯됩니다. 그리고 사람과 새의 공통점은, 이 진동을 근육과 신경으로 스스로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순음과 배음 — 휘파람 소리와 배음 소리

새소리를 물리적으로 나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노래의 기능과 무관하게, 소리를 이루는 파형 자체를 보는 것입니다.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휘파람 소리(순음): 거의 순수한 사인파 하나로만 이루어진 소리. 음높이가 오르내릴 뿐, 그 순간의 소리 자체는 단순합니다. Spruce Grouse의 아주 낮은 저음(초당 80~90회 진동)과 Blackpoll Warbler의 가늘고 높은 휘파람(초당 9,000회 진동)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둘 다 주파수는 극과 극이지만, 파형이 단순한 사인파라는 점에서는 같은 종류입니다.

·배음 소리: 기본 주파수와 함께, 그 정수배에 해당하는 여러 상음(배음)이 겹쳐 만들어지는 소리. 어떤 배음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가 그 소리 특유의 음색(음질)을 결정합니다. 같은 음을 연주해도 오보에와 플루트 소리가 다르게 들리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클라리넷과 Hermit Thrush의 독특한 소리는 둘 다 홀수 번째 배음(3, 5, 7배음)이 강조된 결과입니다.

Black-capped Chickadee의 "디디디디(dee-dee-dee-dee)" 경계음도 배음 소리의 좋은 예입니다. 겉보기엔 단순한 반복음 같지만, 스펙트로그램으로 보면 기본 주파수 위로 여러 겹의 배음이 나란히 쌓여 있는 구조입니다. 포식자가 눈에 띄면 chickadee(박새류)는 이 "디" 소리의 반복 횟수 자체를 늘려 위협의 정도를 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리가 멀리 가려면 — 주파수와 서식지의 관계

소리는 이동하는 동안 식물, 지면, 공기 자체에 부딪히며 조금씩 일그러집니다. 이를 감쇠라 하는데, 감쇠되는 정도는 주파수에 따라 다릅니다. 낮은 주파수 소리는 높은 주파수 소리보다 장애물에 덜 흡수되고 덜 흩어지기 때문에, 멀리까지 전달하기에 유리합니다. 뇌조류, 느시류, 뻐꾸기류, 비둘기류, 대형 올빼미류의 낮고 굵은 울음소리가 장거리 통신에 잘 맞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서식지 환경도 소리의 생김새에 영향을 줍니다. 숲처럼 식물이 빽빽한 곳에서는 소리가 나뭇잎에 부딪혀 반사되며 잔향이 생기고, 이 잔향이 소리의 미세한 시간 구조를 뭉개 버립니다. 그래서 숲에 사는 새들은 대체로 단순한 소리를 냅니다. 반대로 탁 트인 초원 같은 곳에서는 반사에 의한 잔향 문제가 적은 대신, 강한 기온 차와 공기의 흔들림이 소리를 일그러뜨립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오히려 복잡하게 변조되는 넓은 주파수 대역의 소리가 더 잘 견딥니다. 그래서 탁 트인 곳에 사는 Grasshopper Sparrow의 복잡하게 웅웅거리는 노래와, 숲에 사는 Rose-breasted Grosbeak의 맑고 단순한 휘파람 소리가 대조를 이룹니다.

소리의 구조는 그 소리를 낸 새의 위치를 숨기는 데도 쓰입니다. 두 귀에 도달하는 시간차를 비교해 소리의 방향을 찾는 원리는 앞선 「귀와 청각」 글에서 다뤘는데, 이 원리 때문에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처럼 넓은 주파수 대역에 갑자기 시작하는 소리는 위치를 찾기 쉽고, 순음처럼 서서히 시작해 좁은 주파수 대역만 쓰는 소리는 위치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뱀 같은 지상 포식자에게 보내는 경계음은 넓은 주파수 대역의 짧은 음으로 만들어 상대가 위치를 파악하도록 돕는 반면, 매처럼 소리를 낸 새를 덮칠 수 있는 공중 포식자를 향한 경계음은 좁고 가늘며 길게 이어지는 고음으로 만들어 자기 위치를 숨깁니다.

[심화] 도심 소음 속에서 새들이 하는 일
네덜란드 레이던의 도심에 사는 수컷 노랑배박새 Great Tit는 조용한 곳에 사는 개체보다 더 높은 최저 주파수로 노래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도시의 배경 소음은 대부분 저주파(자동차 엔진, 도로 소음)에 몰려 있어서, 그보다 높은 음역으로 노래해야 소음에 묻히지 않고 상대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Slabbekoorn and Peet 2003). 소음 대응 전략은 음높이를 바꾸는 것만이 아닙니다. Blue-throated Hummingbird는 시끄러운 개울이나 폭포 근처에서 노래할 때 소리 자체를 더 크게 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사람이 시끄러운 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는 롬바르 효과와 같은 현상이 벌새에서도 나타난 첫 사례입니다(Pytte, Rusch and Ficken 2003).
 
[심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낮은 소리로 우는 새뉴기니의 열대우림에 사는 화식조(cassowary)는 사람 귀에는 이상한 진동처럼만 느껴지는 23~32Hz의 낮고 맥동하는 굉음을 냅니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소리가 대략 20Hz부터인 것을 생각하면, 화식조의 울음은 사람 청력의 맨 아래 경계에 걸쳐 있는 셈입니다(Mack and Jones 2003). 이렇게 낮은 소리는 파장이 길어 장애물에 덜 흡수되기 때문에, 울창한 숲을 뚫고 멀리까지 전달하는 데 유리합니다. 서아프리카의 빽빽한 숲에서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는 코끼리들이 초저주파를 쓰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화식조가 정확히 어떻게 이런 낮은 소리를 내는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머리 위에 달린 독특한 뿔모양 투구(casque)를 통한 공명이 관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렇게 시간에 따라 변하는 주파수와 진폭을 한눈에 보여주는 도구, 스펙트로그램을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참고 자료

Cornell Lab of Ornithology, Handbook of Bird Biology, 10장 「새 발성 행동」 10.1.1 「소리의 물리적 기초」.

Gill, B. A. & Prum, R. O., Ornithology, 4th ed. (W. H. Freeman, 2019), 8장 8.1 「신체적 특성」.

Slabbekoorn, H. & Peet, M. (2003). Birds sing at a higher pitch in urban noise. Nature, 424(6946), 267.

Pytte, C.L., Rusch, K.M., & Ficken, M.S. (2003). Regulation of vocal amplitude by the blue-throated hummingbird, Lampornis clemenciae. Animal Behaviour, 66(4), 703–710.

Mack, A.L. & Jones, J. (2003). Low-frequency vocalizations by cassowaries (Casuarius spp.). The Auk, 120(4), 1062–1068.